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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균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적 지위를 유지해온 엔비디아의 독점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맞춤형 칩(ASIC)을 앞세우며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이 GPU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다극 체제로 전환되는 신호로 평가된다.
구글 TPU, 엔비디아 GPU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를 외부 기업에 판매하겠다고 선언하며 시장 재편의 신호탄을 올렸다. 메타는 2027년부터 자사 데이터센터에 구글 TPU를 도입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논의 중이며, 구글은 AI 기업 앤트로픽에 최대 100만 개의 TPU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 3.0’은 엔비디아 GPU 없이 100% 자체 TPU로 학습됐음에도 AI 챗봇 평가에서 1501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경제성과 효율성에서 우위
맞춤형 칩이 엔비디아 GPU보다 저렴하고 전력 효율이 우수하다는 점이 빅테크 기업들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GPU 2만 4000개를 설치하는 데 8억 52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가 소요되는 반면, 동일 규모의 구글 TPU 설치 비용은 9900만 달러(약 1450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AI 개발 패러다임이 컴퓨팅 용량이 많이 필요한 ‘학습’ 단계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추론’ 단계로 변화하면서 전력 효율이 좋은 맞춤형 칩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 급락, 시가총액 1150억 달러 증발
구글의 약진에 따른 시장 우려로 엔비디아 주가는 급락했다. 11월 26일 엔비디아 주가는 2.59% 하락한 177.82달러에 마감했으며, 시가총액으로 약 1150억 달러(약 169조 원)가 증발했다. 지난달 사상 최고치인 5조 달러를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7000억 달러 이상이 증발한 상태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맥엘리곳 애널리스트는 이를 ‘딥시크 쇼크’에 버금가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AI 칩 생태계 재편 가속화
현재 엔비디아가 설계한 칩을 TSMC가 생산하는 구조가 굳어져 있었으나, 빅테크 기업들이 설계 회사들과 손잡고 자체 제작하면서 브로드컴 같은 설계 업체들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AI 칩 시장은 연간 92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알파벳은 자체 AI 칩 개발과 인프라 투자, 플랫폼 확장에 집중하며 중장기적으로 강력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 영향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 지형이 다극 체제로 전환되면 파운드리 업계 2위인 삼성전자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구글의 약진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에 3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며 10만 전자 고지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