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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H200 중국 수출 허용 선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특정 조건 하에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강력한 국가 안보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에서 엔비디아가 H200 제품을 중국 및 기타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선적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젠슨 황의 전략적 설득이 핵심
이번 H200 중국 수출 허용 결정은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전략적 설득력 있는 논리가 핵심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젠슨 황은 미국 정부에 H200의 수출 허용이 단순한 기업 이익을 넘어, 미국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와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미국산 AI 칩의 입지를 유지함으로써 중국 내 자국 반도체 생태계의 독자적 성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전략적 논리를 펼쳤다.
또한, 젠슨 황은 중국에 대한 수출을 완전히 차단할 경우 오히려 중국이 자체 AI 칩 개발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미국 기술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H200 수출을 허용하되,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조건을 붙이는 절충안을 선택하게 됐다.
25% 수출세 조건, 미국 정부 수익도 확보
트럼프 대통령은 H200 판매 금액의 25%가 미국 정부에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비즈니스포스트 등은 이를 추가관세 또는 수출세 형태로 해석하며, 미국 정부가 기술 수출을 통한 재정적 이득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조건은 미국 제조업과 일자리 지원, 납세자 이익 증대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와도 부합한다.
미국 상무부는 세부안을 마무리 중이며, 이와 동일한 방식이 AMD와 인텔 등 다른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수익성과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포괄적 전략으로 해석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긍정적 영향
H200의 중국 수출 허용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H200은 SK하이닉스가 주력 생산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탑재한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가 HBM 발주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H200 수출 확대로 인해 SK하이닉스의 2026년 HBM3E 영업이익이 8천억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H200을 활용해 AI 인프라를 확장함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및 관련 부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반도체 장비 및 소재 업체들의 수출 기회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중국, H200 접근 제한 검토 중
한편, 중국 당국은 H200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H200 구매 희망 기업들이 사전 승인을 받고, 자국산 칩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이유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수출 통제를 계기로 추진해온 반도체 자급자족 전략의 일환으로, 장기적으로는 국산 AI 칩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결국, 이번 H200 수출 허용은 미국과 중국 간 AI 반도체 경쟁이 한층 심화되는 계기가 되면서도, 젠슨 황의 전략적 설득과 미국 정부의 경제·안보 균형 고려 속에서 현실적인 절충안이 도출된 사례로 평가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 흐름을 활용해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다.